대학도서관을 일반인에게 개방해야 할까. 각대학에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대학의 공공성을 고려해 개방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재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에 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하는 고려대가 이 난제에 어떤 답을 내릴지 주목된다.고려대의 논쟁고려대는 올 여름 방학중 독서실형 열람실을 완전 개가식으로 바꾸는 중앙도서관 리모델링을 추진중이다. 소장도서 열람 기능을 강화하고 일반인들에게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1,855석 규모인 중앙도서관을 완전개가식으로 리모델링하면 독서실형 열람석은 1,000석 내외로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계획대로 일반인들에게 도서관을 전면 공개할 경우 열람실을 주로 취업, 고시준비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의 학습공간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상당수 학생들은 "대부분의 재학생이 각종 고시나 TOEIC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개가형 열람실 체계가 도움이 될 것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폐가식인 현재도 상당수 대출 자료가 연체·분실되는 상황인데 개가형 열람체계에서는 더 많은 양의 자료 분실 및 도난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다른 학생들은 "교육 평등과 교육의 공공성 측면에서 볼 때 대학도서관은 재학생 휴학생 졸업생은 물론 대학이 위치한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찬반론자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도서관 전면개방을 요구하는 학내 모임 올리브(Open Library)측의 대자보가 이달초 일부 학생들에 의해 3차례나 떼내어 지기도 했다.
교내 도서관에 재학생과 휴학생만이 출입이 가능한 이화여대에서도 최근 전면 개방화 주장이 나와 활발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화여대 올리버(OLIVER) 모임의 김권한라(22·철학 전공4)씨는 "단순히 일반인에 대해 도서관을 개방할 뿐만 아니라 탁아 시설과 수유 시설까지 설치해 정보에서 소외되는 지역 여성들의 도서관 진입난을 원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전면 개방화를 추진중이다.
다른 대학의 움직임
대학도서관 개방을 둘러싼 논란은 2000년 서울대와 2001년 동국대가 대표적. 동국대는 논란 끝에 이전까지 출입이 통제됐던 졸업생을 출입 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졸업생과 일반인에 대해 일정한 도서관 이용료를 받으려던 서울대는 결국 도서관을 완전개방했다.
서울에서 도서관을 전면 개방한 대학은 거의 없지만 지방 소재 대학은 상당수가 개방을 단행했다. 충남대 등의 국립대는 물론 전북 완주 한일장신대, 경기 용인 강남대, 부산 동의대, 충남 유성 침례교신학대 등 사립대들도 일반인들에게 도서관을 전면개방하고 있다.
2001년 침례교신학대 도서관장을 역임하면서 '열린 도서관운동'을 펼친 이만식 장례교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근시안적으로 보면 학생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자신도 졸업후 대학 도서관을 이용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개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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