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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현대상선에 4,000억 대출 당시 이근영씨, 한광옥씨와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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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현대상선에 4,000억 대출 당시 이근영씨, 한광옥씨와 통화"

입력
200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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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대출할 시점에 산은 총재이던 이근영(李瑾榮)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한광옥(韓光玉)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이 나왔다.21일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정철조(鄭哲朝) 전 산은 부총재는 이날 저녁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근영씨가 (현대상선 대출 당시)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3면

정 전 부총재의 이런 언급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위원장이 '한 실장의 강력한 지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는 엄낙용(嚴洛鎔) 전 산은 총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 전 실장은 "어느 은행에도 전화를 하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엄씨를 서울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정씨 발언이 사실일 경우 산은 대출 과정에 청와대 등 고위층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 전 위원장과 한 전 실장의 소환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금명간 엄 전 총재와 박상배(朴相培) 전 부총재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번 주내 산업은행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산은 관계자 조사가 끝나는 대로 송금 의혹에 연루된 현대 계열사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키로 하고 현대상선, 현대건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현대상선이 2000년 6월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 지시로 미주본부를 통해 운임 등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3억달러를 조성한 뒤 북한으로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진위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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