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은 사실상 끝이 났지만 바그다드 함락과 사담 후세인의 생사를 둘러싼 소문은 진정될줄 모른다.음모론도 그 중에 하나다. 바그다드의 '싱거운' 함락은 모종의 거래에 의한 것이며 후세인의 거취와 생사는 이런 거래에 연관돼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미국이 거래를 통해 후세인 등의 신병을 이미 인수했을 것이라는 추측에서부터 후세인이 평소 교분을 맺었던 외계인들에게 납치됐을 것이라는 공상소설 같은 소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모론'이 유포돼 있다.
프랑스 르 몽드는 최근 마헤르 수피안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사령관이 바그다드 공방 당시 미군과의 비밀거래를 통해 병사들을 투항토록 하는 대신 안전한 피신을 보장받았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란의 바즈타브 통신은 후세인과 미국, 러시아간의 3자 비밀합의에 의해 바그다드 함락이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개전 13일째 되던 날 후세인과 러시아 정보기구는 후세인 대통령과 일가족 100여 명의 목숨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최소한의 저항만으로 바그다드를 넘겨주기로 약속하고 미국측도 후세인 일행을 제3국으로 안전하게 도피시켜주기로 합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란 국영 TV도 바그다드 함락이 비밀 거래의 결과라고 보도하며 음모론에 합류했다.
여기에 아랍 영자 주간지 아랍 보이스의 편집장 왈리드 라바흐는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저항하지 않는 대가로 고위 지휘관들이 미국으로부터 이라크 탈출을 보장받고, 공화국수비대 지휘관들은 후세인 등 지도부의 정확한 소재에 관한 정보를 미국에 넘겨줬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후세인과 두 아들은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편 AP 통신은 바그다드 만수르 주거지역의 한 건물을 미군이 폭격했을 당시 후세인은 폭격 장소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경호원 집에 은신하고 있었다고 현지 주민들이 20일 전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주장은 후세인이 지난 7일 폭격에서 살아 남았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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