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아이가 책과 친해지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동네 도서관을 한번쯤 가보았을 것이다. 요즘 동네마다 구립도서관이나 작은 도서관이 있어 아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도 마련하고 있어 참 반갑다.한강변에 있는 서울 광진 구립 도서관은 다른 곳과 달리 신간이 많이 구비돼 있고 열람실 한쪽은 아이와 오순도순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온돌로 돼 있다. 아이가 어리다면 조용한 도서관 분위기에 익숙치 않아 다른 사람에게 피해라도 주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는 것을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또 인근 문화동에서는 영화 상영도 하고 한강이 바라 보이는 찻집에서 친구와 모처럼 커피 한잔의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아이는 도서관 뒤뜰에서 마음껏 뛰놀았는데 정말 하루가 너무 짧았다.
이처럼 공공 도서관도 문화의 복합공간으로서 여러 문화강좌와 책 관련 행사를 마련해 시민에게 책도 보고 여가도 즐기는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외에 중랑구 파랑새 어린이도서관이 주관한 '책 잔치'는 아이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행사였다. 구청강당을 빌려서 열린 이날 행사는 아이들의 시 낭독으로 시작했다. 시 낭독은 훈련된 아이가 나와서 줄줄 외우는 낭송회가 아니라 어린이다운 감수성을 가지고 더듬더듬 읽어 내려가는 식이었다. 무대 위에서 아이들이 실수할 때마다 객석의 아이들도 웃으면서 박수로 격려하는 따뜻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성우들이 직접 나레이션을 하는 '멀티슬라이드 동화 상영'도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 연기를 하며 보는 동화책은 어릴 적 할머니가 머리맡에서 읽어주던 기억을 새롭게 했다. '여우누이'라는 책에서는 아이들이 객석 의자에 몸을 웅크리고 숨죽이며 간이 콩알만해져 여우누이 이야기를 조마조마하면서 듣는가 하면 백두산 이야기라는 책은 웅장한 느낌을 받게 하며 어른인 나도 가슴 속에서 뭉클함이 솟아났다.
어린이날을 전후해 자체적으로 먹거리장터와 운동회, 바자 등을 열기도 하므로 동네 도서관을 찾아서 아이와 책과의 색다른 만남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홍준희·인터넷학부모공동체 '마음에 드는 학교' 대표
● 가볼만한 곳
어린이 도서관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 (02)2297―5935 /파랑새 어린이도서관 (02)3423―2494 /노원 어린이도서관 (02)933―7144/맑은 샘 어린이 도서관 (032)507―1933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 (031)262―3494/인표어린이도서관 www.inpyolib.or.kr /난곡 사랑방 (02)839―1121 /꿈나무 어린이도서관 (031)466―0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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