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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판정·조치싸고 사스자문委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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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판정·조치싸고 사스자문委 "파열음"

입력
200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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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환자 판정을 돕는 국립보건원의 사스전문가 자문위원회에서 환자판정과 조치 등을 둘러싸고 내부이견이 표출되면서 일부 위원들이 탈퇴의사를 밝히는 등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드러났다.사스 전문가 자문위원회(위원장 박승철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사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16일 감염내과, 예방의학, 바이러스학 전문의 등 7명(4월17일 이후 바이러스 전문 등 2명 추가)으로 구성된 뒤 사스의심환자 격리조치 등 방역을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보건원에 건의했고 대부분 수용됐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사스가 확산되고 사스위험지역인 중국 등으로부터 내국인들이 대거 귀국, 의심환자들이 속속 발생하면서 사스판정과 조치에 대해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입국한 재중동포 임모(27)씨에 대한 자문위원 회의에서 서울대 오명돈, 연세대 김준명, 고려대 김우주 교수 등 감염내과 의사들은 "폐렴증세가 있는 만큼 국내 첫 사스환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나머지 위원들은 "폐렴 소견이 분명치 않다"는 반대의견을 제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음날 다시 열린 회의에서 "폐렴이 아니다"는 진단방사선과 전문의의 컴퓨터 단층촬영(CT) 소견을 보건원이 제시한 뒤 사스의심환자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나 보건원 발표에서 사스환자가 아니라는 부분만 부각되고 환자의 2차감염 위험성 등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졌다는 점에 불만이 제기됐다.

또 나머지 20여명의 환자에 대해서도 막연히 신고환자로만 분류한 채 2차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스의심환자 분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 자문위원 사이에 불만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자문위원은 탈퇴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건원이 지난 17일부터 26건의 신고환자중 4명을 처음으로 의심환자로 분류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면서 사실상 불만은 내부적으로 봉합됐다.

보건원 김문식 원장은 "전공이 다른 전문가들이 모인 회의에서 이견이나 불만표출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 아니냐"면서 "일부 자문위원이 이견을 보인 적은 있으나 구두나 서면으로 탈퇴의사를 표시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자문위원은 "보건원이 사스환자 발생시 국가적 차원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환자판정시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는 감이 없지 않다 "고 지적하며 여전히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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