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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株 강세… 소비심리 바닥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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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株 강세… 소비심리 바닥쳤나

입력
200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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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회복 '기대감'으로 백화점 업체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그동안 이라크 전쟁과 세계적 경기둔화, 북한 핵 문제 등으로 크게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점차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경기가 회복된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소비심리가 이미 바닥을 통과했다는 긍정론과 본격적인 내수 회복은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지표보다 앞서가는 유통주

21일 주식시장에서 유통주의 대표주자인 신세계는 조정장 속에서도 2%가까이 오르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달 17일 12만4,000원까지 떨어졌으나 한달여 만에 30%가까이 상승하며 16만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현대백화점도 3월 중순 1만5,300원까지 추락했으나 40%넘게 오르며 2만2,000원선을 회복했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 등 홈쇼핑주들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소비자 평가지수가 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백화점 정기세일 매출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9%대의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소식과는 사뭇 다른 주가 흐름이다.

소비심리 바닥 지났나

소비 관련 경제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측면과 투자자들의 '희망 사항'이 뒤섞인 결과로 풀이된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 등을 평가하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3월 중 63.9(100이하면 부정적 평가 가구가 많음)로 1998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6개월 후의 소비지출을 평가하는 소비자 기대지수도 26개월 만에 최저치인 90.4를 기록했다.

대우증권 남옥진 애널리스트는 "소비심리가 역사적 최저점에 근접하고 기대지수와 평가지수의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는 등 내수 소비경기는 바닥 신호가 확인되고 있다"며 "체감지표 역시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1분기 내수 소비경기 침체로 백화점업체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2분기를 바닥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다 국내 소비 지표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온 미국의 소비심리 지표가 최근 소폭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라크전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83.2를 기록, 10년만에 최저치였던 3월 77.6보다 크게 상승했다.

소비회복 멀었다

과연 소비자들의 지갑이 두둑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위원은 "전쟁이나 카드채 문제 등 부정적 요인이 해소되는 조짐이 보이면서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해빙'이 갑자기 이뤄질 수는 없다"며 "3분기까지는 더 지켜보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고유선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소매 매출이 상반기 경기 급락의 가능성을 낮추고 있으나, 소비부문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 있다"며 "주식 부문 자산가치 하락에 이어 부동산 경기 조정은 가계 소비 성향에 부담을 줄 것이며, 기업 이익 부진에 따른 고용여건 악화(실업률 상승)와 높은 가계 부채 수준은 소비회복의 제약 요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하상민 연구원은 "백화점 정기세일 등 유통업체의 판촉활동조차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역부족"이라며 "오히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효율성(비용대비 수익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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