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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금, 한국기업 잇단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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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금, 한국기업 잇단 사냥

입력
200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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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고 있거나 구조조정 중인 기업에 투자, 고수익을 노리는 해외 '프라이빗 에쿼티(지분 투자) 펀드'가 국내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21일 금융계와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국내 부실 금융사나 기업을 인수한 후 경영정상화를 통해 국내에 재매각, 막대한 이익을 챙겼던 이들 해외 자금이 최근 경기 둔화 및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에 빠진 벤처업체나 중소 기업들의 지분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이들의 투자는 우수한 기술을 갖고도 자금난을 겪는 기업의 지분을 헐값에 사들이거나 증자 참여 및 사채 인수를 통한 출자, 기업간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들어 해외 에쿼티 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간 기업은 크레스트 시큐리티스가 최대주주가 된 SK(주)를 포함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만 10여개사에 이르고 장외시장 기업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전자파 차단 장비 생산업체인 익스팬전자는 올 2월 버진아일랜드에 국적을 둔 펀드인 R&J홀딩스가 지분 8.82%를 장내 매수,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이달 들어 회사이름까지 AMIC로 바꿨다.

한국 기업의 지분 투자를 위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미국·캐나다·홍콩 등 외국계 에쿼티 펀드는 50여개사에 이른다. 시티그룹 계열사로 95억달러 규모의 에쿼티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CVC아시아패시픽은 국내에서 만도위니아, DM푸드코리아, 해태제과 등에 투자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지난해 53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워버그핀커스는 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 인도를 투자 1순위로 꼽고 있다고 발표했다. 뉴욕의 이스톤헌트캐피털과 GE그룹의 GE에쿼티가 정보기술(IT)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업체를 물색하고 있고, 한미은행 투자로 유명해진 칼라일펀드도 국내 벤처 투자펀드를 결성했다.

또 캐나다 CDP캐피탈은 한국 사무소 CDP KTIF를 통해 2004년까지 한국 벤처기업에 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에쿼티 펀드들은 공개시장인 증시에 투자하는 일반 펀드와는 달리 경영진과의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지분을 인수하며,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정도 투자한 후 기업이 정상화하면 지분을 비싸게 되팔아 투자금과 수익을 회수한다. 대부분 외국 큰손들이 거액을 굴리는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으며 철저히 사모(私募)펀드 형태로 운용돼 실체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산은캐피탈 정문용 영업개발팀장은 "국내 벤처캐피털 시장이 위축돼 초기 벤처발굴 투자 등은 거의 전무한 반면 외국계 에쿼티 펀드들은 기업 구조조정이나 M&A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며 "우호적이든 적대적이든 카드채 문제 등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외국 자금에 지나치게 노출된 것은 왜곡된 경제현상"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 펀드 구조조정 기업의 지분투자를 주로 하는 사모펀드로, 유망 기업을 발굴해 자본참여 뿐만 아니라 경영참여와 기업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 고수익을 내는 직접투자자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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