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다자적 접근을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보였다.부시 대통령은 20일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모두가 북한이 핵 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들고 온 미국 중국 북한 3자 회담안을 승인한 뒤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보인 공식 언급이다. 그의 말은 북한 핵 문제의 다자 해결 원칙을 강조하면서 다자적 접근에 낙관적인 상황이 조성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때문에 이 발언을 곧바로 미국의 베이징(北京) 3자 회담 참석 문제에 대입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대세는 3자 회담의 가동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폐 연료봉 재처리 관련 발표로 회담의 성사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 대통령의 낙관적 상황인식은 적어도 미국이 첫 회담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임을 뒷받침한다. 국무부의 핵심 관계자도 이날 "회담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1차 회담 이후다. 북한이 회담의 양자적 성격에 집착하거나 한국과 일본의 후속 회담 참가를 거부할 경우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관건이다. 이 점에서 부시의 낙관론은 회담을 이어갈 여지를 넓혀 주고 있다. 그는 특히 북한 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 중국의 제안으로 성사된 회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부시의 낙관론이 계속될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향후 북한의 태도나 선거를 앞둔 미 국내상황으로 인해 낙관론이 강경론으로 유턴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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