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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영화 단골소재 바그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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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영화 단골소재 바그다드

입력
200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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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연합군의 공격과 약탈, 방화로 만신창이가 된 바그다드는 모험과 로맨스로 가득 찬 이야기 '천일야화'의 도시다. 흔히 '아라비안 나이트'로 알려진 이 이야기는 부와 권력과 미녀, 마법 등이 있는 이야기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짜여진 양탄자와도 같다.성경과 '일리아드' '오디세이'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 '천일야화'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신바드'와 '알라딘', '알리 바바'와 '어부와 도깨비'이야기. 극적 내용 덕분에 무성영화 시대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영화로 만들어져 왔다.

바그다드의 뱃사람 신바드는 용감하고 꾀 많은 자로 일곱 차례의 인도행 항해에서 온갖 모험을 겪으며 금은보화를 얻어 귀국한다. 그에 관한 영화는 더글러스 페어뱅스 주니어, 모린 오하라 및 앤소니 퀸이 나온 요란한 칼싸움과 로맨스가 있는 눈부신 총천연색의 '뱃사람 신바드' (1947)와 특수효과가 뛰어난 '신바드의 일곱번째 항해'(1958) 등이 유명하다.

"열려라 참깨"로 유명한 '알리 바바와 40인의 도둑' 얘기의 내용을 바꿔 만든 동명의 영화(1944)에서는 도둑들이 사악한 몽골 황제에게 쫓겨난 바그다드 왕자를 도와 왕권을 회복해 준다. 알록달록한 컬러가 찬란한, 재미 만점의 영화인데 가학적이고 무자비한 바그다드의 통치자를 선한 자들이 무찌른다는 얘기가 이번 이라크 전쟁의 미국측 홍보용으로 쓰일 만하다.

중국에 사는 젊은 방랑자 알라딘과 마술 램프의 얘기는 디즈니에 의해 '알라딘'(1992)이라는 만화영화로 만들어졌다. 또 멋쟁이 영웅과 예쁜 노예 셰헤라자드, 사악한 군주와 은퇴한 신바드가 나오는 '아라비안 나이트'(1945)와 이탈리아의 공산주의자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꿈같고 이국적인 '아라비안 나이트', 그리고 펜싱 결투가 멋있는 '천일야화'(1945)도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천일야화' 관련 영화 중 가장 환상적인 것은 영국 영화 '바그다드의 도둑'(1940). '천일야화'의 여러 얘기를 모자이크한 이 영화는 도둑과 쫓겨난 왕자(바그다드서 바스라로 도주), 마술사인 사악한 대신의 사랑 경쟁에 휘말린 아름다운 공주, 3,000년 만에 유리병 속에서 나온 산더미만한 도깨비가 있는 기 막히게 즐거운 마법 같은 작품이다.

비상하는 날개 달린 백마와 비행카펫,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보석 눈과 여러 개의 팔이 달린 요염한 킬러 여신상(사진), 그리고 명중률 100%의 황금활과 화살, 귀신도 놀랄 마법이 판치는 액션과 모험과 사랑의 얘기가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 얘기처럼 고소하다. 이 얘기는 더글러스 페어뱅스 시니어 주연의 동명 무성영화 (1924)로도 유명하다.

/LA미주본사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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