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들이 지난달 15일부터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한명도 요구하지 않은 밝혀졌다.삼성전자는 20일 "2000년 3월 16일 스톡옵션을 받은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73명 가운데 권리행사가 가능한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여간 회사에 스톡옵션 행사를 요청한 임원은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스톡옵션은 윤종용 부회장이 10만주, 진대제·이윤우 사장이 각 7만주, 이기태·이상완·임형규·최도석 사장이 각 5만주를 받았으며 나머지는 직급에 따라 5,000∼4만주씩 모두 150만주가 부여됐다.
주식매수 선택권 행사가격이 27만2,000원이어서 최근 삼성전자의 평균 주가가29만5,000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주당 2만원 이상의 차액 실현이 가능하다.
윤 부회장은 주식을 당장 내다팔면 20억원을, 5,000주를 받은 임원이라면 1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스톡옵션 요구가 없는 것은 회사의 주가 부양을 돕자는 애사심,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시장이 좋아지면 차액폭이 커질 수 있다는 현실론, 아무도 나서지 않는 일에 불쑥 나서면 안 된다는 삼성 특유의 기업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임원은 "현재 이자율이 낮아 현금화하더라도 딱히 굴릴만한 재테크 수단도 없는데 굳이 먼저 돈을 찾아 선후배들의 눈총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며 "묻어두더라도 삼성전자의 위상을 감안하면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행사를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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