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소외론'에 대한 현지 여론 청취를 위해 18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광주·전남 시도지부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강도 높은 정권 비판과 성토에 직면했다.조재근 전남도지부 감사국장은 "오늘 궂은 날씨는 호남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며 "민심은 정 대표의 방문을 거부했다"고 처음부터 면박성 발언을 했다. 그는 "대선 때 모든 것을 바쳐 올인 했는데 돌아온 것은 충격과 공포였다"며 "이것이 정권 재창출의 목적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차용우 전남 도지부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호남을 고립시켜 영남 표를 얻으려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전략을 쓰고 있다"며 "김대중(金大中) 전대통령을 청문회장에 세울 때 호남 민심은 어디로 갈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또 추한창 광주시지부 상임부지부장은 "정확한 민심을 전달했음에도 불구, 청와대 참모들이 듣기 싫다는 이유로 '정치인 몇몇이 (호남 소외론을) 선동했다'고 폄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내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김성 전남도지부 정책실장은 "분당이 될지, 분당이 되면 어디로 가야 할 지 불안감에 사로 잡혀 있다"며 "싸우는 모습 보이지 말고 단결해 제1당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희성 부지부장도 "신·구주류의 마찰은 당에 서려 있는 선배들의 피와 땀을 짓밟는 일"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충격과 공포를 느낄 정도라니 놀랐다"며 당혹감을 표시한 뒤 "노 대통령 임기가 4년8개월 남았으니 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조사논란과 관련, "남북 화해정책을 편 통치권자인 만큼 서면 방문조사로 끝나지 않을 까 생각한다"고 참석자들을 달랬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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