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내수위축까지 겹쳤던 올 상반기 경제 상황을 반영한 듯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나 줄었다. 삼성전자는 18일 기업설명회(IR)를 갖고 "매출 9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3,500억원, 순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4·4분기에 비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5%, 순이익은 25% 줄어든 것이다. 또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35.6%, 순이익은 40.7% 정도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로 보면 매출은 반도체 3조5,200억원, 정보통신 3조3,300억원, 디지털미디어 1조8,700억원, 생활가전 8,0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5,700억원, 정보통신 6,800억원, 디지털미디어 1,000억원, 생활가전 100억원 등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IR팀장 주우식 상무는 "반도체 가격 안정 등으로 2·4분기에는 실적이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투자를 당초 8,600억원에서 1조6,400억원으로 확대, 투자를 7,800억원 증액키로 했다.
이날 발표된 실적은 당초 매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수준을 전망했던 시장 기대치보다 밑도는 수치. 실적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끌었던 '캐시카우' 반도체가 가격하락으로 전분기보다 매출이 13%나 줄었기 때문이다. 또 올들어 계속된 내수 침체의 여파로 생활가전 부문 매출이 15%나 감소하고 1,840억원에 이르는 삼성카드·캐피털의 지분법 손실도 순익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 상무는 "예상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출과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하지만 영업이익 1조3,500억원을 올린 것은 인텔, 노키아 등 세계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과 비교해도 상당히 좋은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 공시직후 잠시 출렁거렸던 삼성전자 주식은 이후 투자자 대상 설명회 등을 거치며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1·4분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앞날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침체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회복 여부가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 호조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자사주 추가소각 검토
올해 1조원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던 삼성전자가 추가로 자사주 소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 IR팀장 주우식 상무는 18일 2003년 1·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현금 흐름과 주가 향방 등을 지켜보며 추가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안을 경영계획 안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주 상무는 또 "국내 및 해외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에 장착할 수 있는 독자적인 CDMA칩을 개발했지만, 퀄컴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사용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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