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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경委 안팎/"국세청 과장집이 룸살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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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경委 안팎/"국세청 과장집이 룸살롱인가"

입력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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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재경위에서는 전 중부지방국세청 개인납세1과장 유 모씨 집에서 나온 양주와 돈다발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이날 사실을 인정하기 보다 초점이 어긋난 해명으로 일관하다 의원들의 목청을 더욱 돋우게 했다.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먼저 "국세청 일개 과장인 유씨의 집에서 돈다발과 양주 200병이 나왔다니 말이 되느냐"고 호통쳤다. 이 청장이 "양주 200병이 나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공소장을 보면 소주와 백세주 등을 포함해 80병밖에 안된다"고 대답하자 홍 의원은 "로열살루트와 조니워커 골드 등 고급 술이란 술은 다 갖다 놓았다는데 그 집이 무슨 룸살롱이냐"고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청장은 또 "당시 유씨가 맡았던 개인납세1과장이 주류유통업체의 세무를 관리하는 자리다 보니 신제품이 나오면 간혹 시음토록 보낸 것 같다"고 해명하다 역효과를 봤다. 홍 의원은 "그 과장이 무슨 술 감별하는 사람이냐"며 "로열살루트가 국산 술도 아닌 데 시음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꾸짖었다.

이 청장은 "직무와 관련해 구속되면 파면해야 하는데 왜 사표를 내게 했느냐"는 추궁을 받고 "검찰 수사 전에 사표를 냈기 때문"이라고 말하다 혼쭐이 났다. 같은 당 안택수 김동욱 의원도 심기가 불편해져 "청렴도 조사에서 국세청이 바닥을 기는 것이 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뇌물관련 공무원의 73%가 국세청 공무원이라는 말도 있다"이라고 몰아세웠다.

홍 의원이 "유씨의 상급자들에 대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다그치자 이 청장은 그제야 "유씨가 기소되면 조치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이에 앞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02년 포항세무서장 재직시 관내 호텔로부터 법인세(2억4,000만원)를 환급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허위장부를 묵인, 세금을 되돌려준 혐의로 유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유씨 집을 압수수색, 현금 1,130만원, 로열살루트, 발렌타인 등 고급양주 200여병, 상품권 50여장(600만원 상당)과 뇌물장부 등을 발견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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