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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비… 입원비… 축의금… 학비보조… 공직사회 신종뇌물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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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비… 입원비… 축의금… 학비보조… 공직사회 신종뇌물 극성

입력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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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비, 축의금, 조의금, 전별금, 입원비, 해외유학·연수 보조비, 자녀 학자금 보조비, 상품권, 직불카드….'새로운 '변종 뇌물'이 사회를 좀먹고 있다. 부정부패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자 법망을 교묘히 피하려는 지능적이고도 은밀한 '거래'가 공직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A7면

18일 검찰에 구속된 이남기(李南基) 전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에서 보듯 공무원의 해외출장시 관련 산하단체나 기업들이 '출장비'라며 거액을 챙겨주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나 다름없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두 차례 해외출장 때 SK측으로부터 모두 2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의 전직 고위간부도 지난해 해외출장을 앞두고 5,000달러를 받은 혐의가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비'는 대개 공무원 직급에 따라 최소 수백달러에서 최고 1만달러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과거 기업의 친구나 산하단체 임원들이 전별금, 승진 축하금을 전달하기도 했고, 경조사나 해외출장시 '미풍양속'으로 치부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의 금액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각종 애경사의 축의금이나 부조금도 뇌물 루트로 일반화했다. 한 전직 고위관료는 "현직 시절 기업의 '뇌물성' 축의금 공세를 피하기 위해 아들 결혼식장을 수차례 바꿔야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집까지 찾아와 봉투를 놓고가는 사례도 회자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아파트 현관 우유 투입구를 통해 돈봉투를 넣고 사라져 대강 돈 전달자가 누군지 짐작하고 '가져가라'고 하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 애를 먹은 경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종교단체에 대한 헌금을 '알선'하거나, 종교단체 관련 사업 추진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해 주고 대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남기 전 위원장은 SK측에 압력을 행사, 모 사찰에 10억원의 시주를 성사시켰다. 불교계는 "정상적인 시주였고, 영수증 처리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이 전 위원장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유명 정치인이나 고위 관리들이 해외 유학이나 연수를 갈 경우 기업체 현지법인 등을 통해 학자금이나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고 주기적으로 '접대'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한 전직관료는 "해외연수를 가기 앞서 모 업체에서 월 2,000달러 한도의 법인카드를 전해줘 되돌려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 부동산 등도 신종 뇌물에 속한다. 지난해 검찰수사에서 모 기업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에게 83평형 아파트를 전세로 주면서 전세금 5억원을 깎아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용호 게이트'에서는 '펀드로비' '취업로비'가 등장하기도 했다. 백화점 고액 상품권, 주유권, 직불카드는 추적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뇌물수단으로 널리 활용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정활동이 강화할수록 뇌물수수 방법도 더 교묘해지고 다양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부·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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