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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폴레옹의 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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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폴레옹의 학자들

입력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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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솔레 지음·이상빈 옮김 아테네 발행·2만5,000원

1798년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 사령관은 3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이집트를 정복하는 길에 당대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인, 과학자, 엔지니어 등 167명을 비밀리에 소집, 대동했다.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출발한 이들은 1801년 퇴각할 때까지 3년여의 원정 동안 분야별로 탐사활동을 벌이며 유례없는 학술적 업적을 쌓았다.

화학자 클로드 루이 베르톨레, 수학자 조제프 푸리에 등이 이때 참여했던 학자들이다.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길을 텄던 로제타 석이 발견된 것도 이때다. 파리로 귀환한 그들은 나폴레옹의 지원 하에 고대, 당대의 국가, 자연사에 대한 연구결과를 담은 '이집트' 지를 발간하고, 이는 '이집트 학'의 기반을 이룬다.

'나폴레옹의 학자들'은 1998년 이집트 원정 200주년을 맞아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당시 학자들의 체험담과 연구내용, 뒷얘기 등을 중심으로 3개월에 걸쳐 연재했던 기사를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이집트 태생으로 이 신문의 기자였던 로베르 솔레. 그가 참고했던 자료만도 점령기간 카이로에서 펴낸 정기간행물과 참가자들의 일기, 연구논문, 전기 등 수백 권에 이른다. 그는 당시 탐사활동에 대해 "카이로에 대포와 함께 들어간 인쇄기는 제 역할을 했다"는 말로 그 공과를 평가하고 있다.

저자는 나폴레옹의 크나큰 과오조차 이러한 학문 지원 업적으로 용서받을 수 있었다며 당시 인문학과 자연과학, 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허물고 이루어진 학제간 연구가 오늘날 프랑스 학문을 부강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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