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에게 책을 선물한다면 뭐가 좋을까. 책의 날(23일)을 앞두고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전국의 미혼남녀 400명(남자 150명 여자 250명)에게 물어봤더니 애인에게 가장 선물하고 싶은 책으로 남녀 공히 ‘화성에서 온 남자금성에서 온 여자‘(남 21,7%, 여 24.1%)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존 그레이가 쓴 이 책은 남녀 사이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을 명쾌하게 설명,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다.2, 3, 4위는 화를 다스려 마음의 평화를 얻는 법을 다룬 틱낫한 스님의 ‘화’, 우리 주변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TV 동화 아름다운 세상’, 일본 작가 가로이 히토나리가 쓴 10년간의 애절한 러브스토리 ‘냉정과 열정 사이’로 나타났다.
그밖에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 전우익의‘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팻 맥라건의 ‘바보들은 항상 결심만한다’ 가 5~10위 안에 꼽혔다.
응답자의 71%는 애인에게 책을 선물해 봤다고 했는데, 남자(69.3%)보다 여자(71.6%)가 더 많았다. 책의 종류로는 과반수에 가까운 45.4%가 주로 시와 에세이를 선물했다고 답했다. 그런 경험이 없는 독자라면 이번 책의 날에 애인에게 책을 선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책의 날을 사흘 앞둔 20일, 전국의 10개 대형서점은 연인이나 가족, 친구와 함께 오는 손님들에게 책과 장미를 선물한다. 상트 호르디의 축일에 책과 장미를 선물하는 스페인 카탈루니아 지방의 오랜 풍습을 가져온 것이다.
장미는 사랑을, 책은 지성을 뜻한다. 사랑도 모름지기 무분별한 열정으로만 흐르지 말고 이성의 조절을 받아야 할 터. 사랑을 슬기롭게 가꾸기 위해 책의 힘을 비는 것도 좋겠다.
아울러 올해 책의 날에 드리운 어두운 그늘도 기억하자. 미국이 승리를 선언한 이라크 전쟁 와중에 이라크 국립도서관을 비롯한 고문서 보관소들이불타거나 약탈 당해 귀중한 문헌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전쟁의 횡포와 어리석음을 새삼 절감한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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