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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러시아인 피격사건 / "러 마피아조직간 보복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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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러시아인 피격사건 / "러 마피아조직간 보복극"

입력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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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도심에서 발생한 러시아인 피격사건은 러시아 마피아 조직간의 이권 다툼에서 빚어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산항을 찾는 러시아 등 외국선박 및 선원들에 대한 허술한 총기관리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러시아 마피아 조직의 보복살인

경찰에 따르면 괴한의 총격으로 숨진 나우모프 와실리(54)씨는 어선을 37척이나 보유한 거부로 두목급의 거물 마피아이며, 복부에 중상을 입은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40)씨는 그의 보디가드인 것으로 드러났다.

와실리씨는 러시아에서 어패류 수출문제로 또 다른 선박회사 대표와 갈등을 빚으면서 마피아 중간보스를 살해한 뒤 지난해까지 일본에 피신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12월 부산으로 도피해 왔으며 국내동업자인 알렉세이 볼로프(28)씨의 도움으로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자신 소유의 선박이나 호텔,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

한편 우리측 수사당국은 와실리씨 국내 입국 이후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에 대해 동향을 파악해왔던 것으로 전해져 감시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부산항에 기항중인 러시아 선박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부산 태종대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2,000톤급 의심선박을 상대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총기안전지대에 의문

러시아인 피격사건에 사용된 권총은 러시아제 7.62구경 바이칼권총 1정과 사제권총 1정. 소음기까지 갖춘 이 권총은 살상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주로 러시아 군인들이 사용하다 연방붕괴 이후 마피아나 선원 등으로부터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에는 공기주입식 권총이나 장식용으로 개조된 소총이 반입되다 적발된 적은 있었지만 러시아 군인들이 사용하는 권총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권총 등 총기류 반입은 주로 감천항과 부산북항 등을 통해 수리 혹은 교역차 입항하는 러시아선박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들 선원은 숙식을 배에서 해결하며 물품구입이나 관광차 부산시내로 수시로 드나들고 있으나 출입국관리사무소측의 검색은 인력부족 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산항의 경우 한 해 1만5,000명의 러시아선원이 드나들고 있으나 입국을 관리할 출입국 직원은 2,3명에 불과한데다 첨단검색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육안확인에 의존하고 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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