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비자금과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금융조사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18일 이남기(李南基)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관련기사 A6면검찰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SK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장 김창근(金昌根·구속) 사장에게 자신이 다니는 서울 종로구 모 사찰에 10억원을 시주하도록 수차례 압력을 행사, SK측이 사찰측에 10억원 짜리 수표를 주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 전 위원장은 SK텔레콤의 KT지분 매입과 관련,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7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김 사장으로부터 "SK텔레콤에 유리한 판정을 해 달라"는 청탁을 받자 사찰에 10억원을 기부하도록 요구했으며, 그 다음 달에도 사찰 신도회장을 통해 SK 관계자에게 재차 시주를 독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에도 그룹 오너인 최태원(崔泰源·구속) SK(주) 회장에게 사찰 시주를 권했으나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매입한 KT지분 일부를 매각하자마자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를 돌연 중단한 것과 관련, 사찰에 건네진 돈이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 중 일부가 이 전 위원장에게 전달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5월과 8월 이 전 위원장이 SK측으로부터 해외출장비 명목으로 2만달러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보강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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