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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파워게임의 법칙

입력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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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모리스 지음·홍수원 옮김 세종서적 발행·1만3,000원

미국을 중심으로 지도자들이 어떤 전략을 통해 대권을 낚아챘는지를 재미있게 분석한 책이다. 링컨은 상대 당을 분열시켜 승리를 쟁취한 승부사였다. 당시 초미의 관심사였던 노예제를 두고 민주당 후보 더글러스는 당선을 위해 '각 주의 자치권에 맡기자'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링컨은 즉시 "중립은 비열한 방관"이라며 몰아붙였고 링컨에게 표가 쏠릴 것을 우려한 민주당의 노예제 반대론자들이 갈수록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당론이 분열하고 말았다. 결국 링컨은 40%도 안 되는 득표로 당선했다.

앨 고어가 만년 2인자에 머물다가 결국 퇴장한 것은 정계 생리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간판 이미지로 삼았던 환경 문제는 사회적 쟁점이 되기엔 너무 일찍 제기됐고, 그 과정에서 고어는 승부에 대한 두려움이 쌓여 갔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1970년대 중반부터 행정가, 시민운동가, 국회의원 등 정파와 소속을 초월해 다양한 분야의 정치 엘리트의 자문에 응한 정치 전략가로 96년 불가능해 보였던 클린턴의 재선을 성공시켜 많은 정치인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제시하는 '승자들의 6가지 전략'은 쟁점 활용 조직 개편 대중 매체 활용 등이 중심이다. 제1전략은 상대의 이슈를 점령하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특허인 복지를 부각해 승리의 기선을 잡았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링컨의 사례에서 보듯 첨예한 이슈로 상대를 분열시키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또 겸손과 비전으로 자신의 조직을 개혁하고, 미디어 등 첨단 기술로 대중의 감성을 휘어잡는 것도 필요하다. 조직이 위기 상황에 있을 때는 적대자까지 결집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무엇보다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바꿔서는 안 된다. 원칙 없는 승자는 몰락하게 마련이며 단지 싸우는 방법을 바꾸라고 모리스는 조언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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