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중견간부 M(34)씨는 지난달 취업 원서를 냈다. 타깃은 미국에 있는 은행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최근 금융경력자를 대상으로 미국 내 은행 취업 공모를 실시한 결과, M씨 등 284명이 지원해 9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간호사로 5년째 일하고 있는 L(28)씨는 요즘 영어 공부에 한창이다. 2년간 중환자병동에서 심장수술환자를 전문으로 간호한 경력을 살려 미국 병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건설직 등 단순기술직 위주로 이뤄지던 해외취업이 전문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을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한 사례는 1999년 109명에서, 2000년 160명, 2001년 213명, 2002년 295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정보통신(IT)이나 간호사 등 전문직이 미국 일본 등 경제선진국으로 진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프로그래머 등 IT인력은 주로 일본으로, 간호사는 미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금융경력직도 해외 취업 대열에 가세, 전문직의 해외취업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의 해외취업 창구로는 20여개 해외취업알선업체가 등록돼있다. 산업인력공단도 금융위기가 발생한 98년부터 해외취업사업을 시작했다. 공단은 일본 IT업체 자스넷과 협약을 체결, 2001년부터 연간 200여명에게 8개월간 맞춤식 교육을 실시해 이중 70% 이상을 취업시켰다.
산업인력공단 권영선 해외취업팀 차장은 "국내 인건비가 많이 높아져 동남아의 4∼5배에 이르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취업의 주류는 전문직의 선진국행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의 경우 높은 수준의 어학실력을 요구하는 등 취업 요건이 까다로워 나름대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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