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 아파트서 러시아인들이 괴한으로부터 피격을 당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17일 오후 8시6분께 부산 영도구 영선2동 B아파트 101동 101호 현관 앞에서 괴한이 현관으로 들어서던 러시아인 2명을 향해 권총 실탄 10발을 발사하고 달아났다. 총격으로 나우모프 바실(44)씨가 머리에 2발을 맞고 그 자리서 숨지고,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39)씨가 복부 관통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괴한은 권총 1정으로 먼저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씨를 향해 수발을 쏜 뒤, 다시 주머니에서 다른 권총을 꺼내 나우모프 바실씨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고 권총을 버린 채 달아났다. 범인이 버리고 달아난 권총은 소음기가 달린 러시아제 저격용 권총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장에서 탄피 10개가 수거됐다.
총소리가 나자 아파트 주민 100여 명이 놀라 뛰쳐나오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101동 주민들은 "갑자기 현관 입구에서 '탕탕탕' 하는 총소리가 나 큰 사고가 난 줄 알고 놀라 몸을 피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 아파트 10층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러시아인 1명을 연행, 사건 관련 여부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현관에 설치된 폐쇄회로TV에서 흰마스크에 모자를 눌러쓴 차림의 괴한이 총을 쏘는 장면이 찍힌 녹화테이프를 입수했으나 이 괴한이 러시아인인지 한국인인지 신원은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총격을 당한 러시아인들이 이 아파트 101동 902호에 거주중인 사실을 확인했으나 체류사유와 직업 등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러시아인이 부산 중구 초량동 일명 '러시아거리'를 무대로 활동하는 러시아 마피아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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