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이 지배하는 나라로남편이 사다 준 복권이 당첨돼 300만달러를 타게된 아내는 기쁨보다 남편 걱정이 앞섰다. 소심한 샐러리맨인 남편이 당첨 사실을 알면 심장마비를 일으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상의했다.
"만약 100만달러짜리 복권이 당첨되면 뭘 하겠느냐"는 정신과 의사의 유도심문에, 남편은 "그런 행운이 나같은 놈에게 오겠느냐"면서 집사고 차사고 세계일주 하고 애인 하나 만들고 사회사업도 하겠다고 떠들었다. 의사는 "그럼 300만달러가 당선되면?"하고 본론을 물었다. 남편은 의사의 얼굴을 한동안 응시하다가 씩 웃었다. "까짓거, 선생님께 반을 드리지요!" 그 순간 의사는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복권을 주제로 한 미국의 유머다. 이런 복권 유머가 미국에는 수천가지나 된다. 복권이 나라를 지배하면 안된다는 명언도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서서히 복권이 지배하는 나라로 발전하고 있다.
장난으로 하는 거고, 오락으로 하는 거고, 기분으로 하는 건데 뭐 심각하게 생각할 거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도박업자 뿐 아니라 은행장도 그런 소리를 하고 정부도 그런 소리를 한다. 아마 다른 업종의 종사자들이 그렇게 요란하게 '인생역전'을 외쳤다면 '사(詐)'자 끼었다고 검찰에서 부를지도 모른다.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수 많은 직장인들이 '로또의 인생역전'이라는 허무맹랑한 속임수에(과장광고로 걸리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넘어가고 있다. 직장인 뿐만 아니라 가정주부, 일용직 근로자 할 것 없이 전 국민이 그 최면에 놀아나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못하는 짓이 없다. 우리 정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박산업은 번창하고 있다. 대한민국 도박산업의 4번타자 로또는 4월8일로 판매액 1조원을 돌파했다. 또 복권, 경마, 경륜, 카지노 등 정부가 돌봐주고 키워주는 도박산업에 지난 1년 동안 국민이 퍼부은 돈이 무려 11조원. 이에 따른 재정수입(세금)만도 2조8,000억이라는 한국일보 기사를 읽고, 정부가 이제 국민사행심조장 캠페인에 발 벗고 나섰구나 생각한 사람이 어찌 나 하나뿐일까?
직장인에게,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도박에 의한 인생역전을 가르치는 나라가 자유스런 나라일진 몰라도 추천할만한 나라는 아니다. 로또의 인생역전 미신에 현혹되지 말라. 로또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800만분의 1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도 훨씬 낮다.
그 낮은 확률에 비하면, 따분하고 지루하긴 하지만 직장생활의 성공확률은 크게 높다. 더구나 직장인의 성공게임은 확률만 높을 뿐 아니라 스릴 있고, 건전하고, 인간적이고,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할만한 게임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에게 물어보아도 답은 마찬가지다.
/칼럼니스트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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