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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원점서 재조사" 특검, 첫날부터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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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원점서 재조사" 특검, 첫날부터 잰걸음

입력
2003.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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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환 특검팀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검팀이 17일 압수영장을 발부받은 현대상선의 10여개 계좌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산업은행 대출금 4,000억원이 입출금된 것으로 추정된 계좌다.지난 1월 감사원은 현대상선 감사결과 발표에서 "4,000억원 중 2,235억원은 대북송금에, 나머지 1,765억원은 현대건설 기업어음(CP) 매입 등 기업운영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감사원 발표는 현대측의 일방적 해명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고 나머지 1,765억원 중에서도 상당 금액이 북한에 송금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이 현대상선 계좌 외에 CP매입 대금으로 현대상선 대출금 1,000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건설 계좌에 대해 압수영장을 신청한 것은 감사원 발표와 무관하게 4,000억원의 흐름을 원점에서 재조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대상선 등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는 대북송금과 관련, 현대와 지난 정권의 해명의 신뢰도를 가늠할 1차 시험대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등 관련자들이 대북송금에 대해 밝힌 구체적인 해명은 4,000억원 중 2,235억원이 북한에 송금됐다는 사실이 유일하다.

의외의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4,000억원 중 상당액이 대북송금이 아닌 국내 정치자금으로 유입됐다는 이른바 '배달사고설'이 거론돼 온 만큼 이 같은 설이 계좌추적에서 일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건은 '정치자금 스캔들'로 비화할 수밖에 없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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