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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패배를 디딤돌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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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패배를 디딤돌 삼아라

입력
2003.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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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지만 스포츠의 세계에선 항상 이길 수 만은 없다. 사생결단식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페어플레이와 깨끗한 승복이 빛날 때도 적지 않다. 한일전도 마찬가지다. 나는 지난 주 칼럼에서 한일전도 이젠 스포츠로 즐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기는 게 최선이지만 졌다고 역적으로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다만 패배의 교훈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왜 졌는지 철저히 따져보고 다음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16일 한일전은 슈팅수 14대5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이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에는 포백 수비도 비교적 안정됐고 오프사이드 트랩도 무난했다. 그런데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말처럼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베스트멤버가 소집되지 않았고 이틀이라는 훈련시간이 너무 짧았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이를 짜맞추는 감독 자신만의 전술적인 작업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코엘류는 거스 히딩크 감독에 비해 이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월드컵이라는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합숙훈련을 밥먹듯 했던 히딩크와 달리 코엘류는 '엄격한' 선수 소집 규정을 지켜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데이가 아니면 해외파를 마음대로 불러들일 수도 없다. 그렇다고 코엘류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극히 제한돼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빅매치를 치르고 나면 언론은 저마다 승인과 패인을 내놓곤 한다. 언론을 통해 일반 팬들에게 전달되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지극히 간단하다. 결정적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했고 미드필드에서 창조적 플레이가 부족했으며 2선 침투에 수비가 너무 쉽게 뚫렸다 등 굳이 전문가가 아니라도 웬만한 팬이면 아는 내용이다. 이처럼 간단하게 보이는 문제지만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오죽하면 골 결정력 부족 앞에 '고질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겠는가. 코엘류는 이제 겨우 2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황소처럼 묵묵히 한국 축구의 고질병을 고쳐나가는 코엘류를 기대해본다.

/전 축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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