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태국여행 전문 여행사를 차리고 10년째 영업해 온 청량리파 두목 전모(36)씨. 그리고 태국 수도 방콕에서 11년째 한인 쇼핑센터와 한의원 등을 운영하며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온 태국파 두목 황모(35)씨. 전씨는 지난 몇 년간 자신의 여행사를 통해 태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을 황씨의 쇼핑센터에 데려다 주고 대신 일정액의 사례비를 받아왔다.그러나 지난해 12월 초 황씨는 전씨가 "관광객을 더 많이 데려오겠다"며 판촉비와 차량구입비 명목으로 4,300만원을 받아갔는데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방콕에 있는 자신의 D쇼핑센터로 전씨를 불러들여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렸다. 이것이 두 조직간 '전쟁'의 시작이었다.
분을 삭이지 못한 전씨는 지난 2월 말 부하 폭력배 4명을 동원, 태국으로 출국했다. 방콕시내 한 복판 M호텔 로비에서 전씨가 데리고 온 행동대원 박모(34)씨는 황씨의 뺨을 두세 차례 때렸고 황씨 조직원 5명이 반격에 나서면서 호텔 로비는 일대 유혈이 낭자한 싸움판이 돼버렸다. 태국 현지인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난투극을 벌인 이들은 급기야 황씨측 조직원 권모(29)씨가 전씨측 부하 박모(28)씨에게 38구경 권총 1발을 발사, 중태에 빠뜨렸다.
박씨의 부상 소식을 들은 영등포 일대 조직폭력배 신이글스파 행동대원 P씨는 고향 후배인 박씨의 명예회복 및 보복을 위해 조직원 4명을 이끌고 지난달 27일 태국으로 출국, 황씨를 방콕시내 E호텔에 감금한 채 "건달로서 권총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 사과와 함께 현금 1,000만원까지 받아 챙겼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외국을 오가며 권총과 야구방망이 등을 사용한 해외원정 조직폭력배 3개 조직 13명을 검거, 청량리파 두목 전씨와 태국파 두목 황씨 등 8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신이글스파 행동대원 P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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