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형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하신 노무현 대통령의 소수자 배려 의지가 인터넷상에서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노무현 대통령에게 100만원 짜리 퍼스컴(PC)를 선물하겠다는 젊은이가 있다. 네티즌 모임 노리추(노무현 대통령께 리눅스 컴퓨터를 선물하기 추진모임)의 왕수용(王壽庸·30) 대표는 22일 청와대를 예방해 리눅스 프로그램이 깔린 퍼스컴 증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왕 대표가 노 대통령에게 100만원 짜리 PC를 선물하려는 이유는 물론 청와대에 컴퓨터가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는 정작 있어야 할 리눅스 컴퓨터가 없다는 것이다.
리눅스는 컴퓨터 운영체제(OS)의 하나로 소스코드(핵심 프로그램)가 공개돼 있어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가 세계를 지배하고 OS 표준으로 자리잡다시피 하면서 윈도를 사용하지 않는 네티즌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만 해도 리눅스 사용자 20만명, 맥킨토시 사용자 20만명을 포함해 약 40만명이 이 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
"윈도를 사용하지 않으면 포털, 게임, 영화 사이트에 회원 가입이 되지 않고 인터넷 뱅킹도 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추진중인 전자정부 사이트조차 윈도 사용자만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리눅스 사용자는 온라인으로 주민등록초본도 떼지 못해요."
그는 이런 차별이 시정되자면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노리추 결성에 나섰다. 지난달 초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이트에 노리추 결성을 제안했고 지금까지 100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십시일반의 모금 운동도 벌여 목표액 100만원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리눅스는 프로그램이 무료여서 100만원이면 컴퓨터 구입과 이용이 거뜬합니다. 노 대통령이 직접 리눅스 컴퓨터를 사용해보면 윈도의 독점으로 인한 폐해와 불편을 실감하지 않을까요."
그는 "청와대에서 박주현 국민참여수석이 컴퓨터를 전달받는 형식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증정식이 성사되면 세계적으로 드문 이벤트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해외의 신문, 방송에 보낼 보도자료도 작성했다"고 말했다. 22일이 '정보통신의 날'이어서 증정식 날짜를 이 날로 정했다.
왕 대표는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고 인터넷 벤처 민트기술의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MS 지원을 받아 전자정부 사이트를 윈도 중심으로 구축했다가 네티즌들의 반발로 사이트를 다시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네티즌상의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폈으면 합니다." 노리추 홈페이지 주소는 www.rohlichu.org.
/글·사진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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