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는 16일 북·미·중 3자회담과 관련, "이번 다자회담은 절차로 봐야지 결과로 봐서는 안된다"면서 "어떤 숫자로 시작하든 결국은 최소한 남북한, 미국 중국에 러시아 일본 등 6자가 대화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 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정 후 미 정부 관계자들과 비공식적인 대화를 가져왔다"면서 "미국의 입장은 다자회담은 시작이며 처음에는 어떤 형식이든 좋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다자회담이 시작된다고 할 때 처음부터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고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선은 어떤 당사자를 (대화 틀에) 포함시킬 것인 지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해 한국이 대화에 조기에 합류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대사는 "미국은 사안에 따라 경제협력에는 한국, 일본이 참여할 수 있고, 에너지 문제는 러시아까지 포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평화·외교적 해결의 첫 단추를 꿰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 사안 별로 대화의 틀을 달리해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 정부의 내부 기류에 대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폐기, 폐기하겠다는 의지 표명, 다자회담 수용 순으로 입장이 많이 진전됐다"면서 "미국 내 강온파간 견해가 입장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대사는 "이라크 전 결과가 만족스러운 쪽으로 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자신감과 여유를 갖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한 대사는 또 북한 핵 문제는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토대로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 내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 "새로운 북핵 해법이 제네바합의를 영점으로 돌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의 '대담한 접근(bold approach)'은 제네바 합의보다 더 큰 패키지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현기자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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