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으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중동 국가는 시리아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15일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와 시리아 사이의 불법적 석유 파이프 라인을 폐쇄했다"고 밝힌 것은 시리아의 손실이 당장 현실화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시리아 전문가 리샤르 브륀은 "미국에 미운 털이 박힌 시리아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시리아가 처한 곤경은 크게 3가지. 우선 시리아가 미국의 다음 군사행동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이다. 미 행정부가 시리아 침공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미국이 테러지원 국가로 규정한 시리아를 손 볼 가능성은 남아 있다.
둘째는 미국의 경제적, 외교적 제재 위협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개발해온 데다 이라크 고위 관리들의 망명을 지원하고 있다"며 경제적, 외교적 제재 검토 의사를 밝혔다. 미 행정부는 지난해 의회에 제출했다 거부된, 경제제재를 골자로 하는 '시리아 책임법안'을 부활시킬 수도 있다. 셋째는 시리아가 염가로 들여오던 이라크산 원유를 더 이상 제공받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시리아는 2000년 11월부터 시리아―이라크 송유관 재가동에 따라 매일 20만 배럴의 이라크 원유를 국제가의 절반 값으로 들여왔다. 시리아는 그동안 이라크산 저가 원유를 국내소비로 돌리는 대신 자국산 원유를 주로 수출했다.
시리아는 최근까지 일일 산유량 60만 배럴 중 25만∼30만 배럴을 수출, 경제발전 비용으로 활용해왔다. 올해 시리아의 원유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30%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압력과 석유 자금줄 악화는 시리아의 경제현대화 계획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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