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16일 한일 국가대표 축구경기가 열린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4개월여 만에 만나 '단일화 파기'에 따른 앙금을 털어냈다.경기 시작 직전 짧은 연설 기회를 가진 노 대통령은 옆에 있던 정 대표를 바라보며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에게 한 말씀 드리겠다"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특별한 초청을 받아 여기에 왔다"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한국의 축구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말해 지난 대통령 선거 전날 밤에 터져 나왔던 단일화 파기를 과거지사로 돌렸다.
정 대표는 이때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박수로 화답했다. 연설이 끝난 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을 선수단쪽으로 인도하는 등 시종일관 바로 옆에서 노 대통령을 안내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이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정 대표는 지하주차장 입구로 마중 나가 인사를 건넸다. 노 대통령이 경기장으로 걸어 들어오면서 정 대표에게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회장님하고 같이 가야 대접을 받을 수 있죠"라며 유머 감각을 발휘하자 정 대표는 "감사합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노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정 대표 부인 김영명(金寧明)씨도 VIP석에서 나란히 경기를 관전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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