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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베이징 3자회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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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베이징 3자회담 씁쓸하다

입력
200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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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미국 북한 중국의 3자회담이 내주 베이징에서 열리게 된다. 이로써 지난 6개월 동안 우리 사회를 불안의 소용돌이속으로 몰아넣었던 북핵 사태가 평화적 해결의 길로 접어들게 돼 다행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한국이 배제된 채 열리는 3자 회담에 대해 우리는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이에 대해 윤영관 외교통상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이 의제 및 회담참여범위를 논의하기 위한 예비 회담임을 강조한다. 본격적인 의제토의에 들어가면 한국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서는 반길 일이나 또다시 한국의 참여배제는 납득하기 어렵다.

북핵 사태가 이처럼 대화국면으로 전환된 데는 먼저 북한과 미국의 태도 변화를 지적해야 할 것 같다. 이와 함께 한국 중국 및 러시아의 활발한 외교적 노력도 간과할 수 없을 듯 싶다. 특히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베이징 3자 회담의 물꼬를 튼 것은 의미가 크다. '어떤 전쟁도 값비싼 외교보다는 더 큰 대가를 필요로 한다'는 경구처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침은 부시정부의 현명한 선택임은 재론이 필요치 않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정부의 대책을 주시하고자 한다. 유엔의 북한 인권규탄 결의안 표결에 우리가 불참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로 이라크 파병결정과 같은 차원에서 이해한다. 아직도 북한이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다자 대화 테이블에 한국의 참여를 막으려 한다면 그들이 금과옥조처럼 떠들었던 민족공조와는 거리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윤 장관이 "우리가 참여하지 않은 결정에 부담을 질 수 없다"고 쐐기를 박은 것은 정당하다. 우리는 더 이상 협상에선 배제되고 부담만 떠안는 봉이 돼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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