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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 예전엔 "추억창고" 지금은 "딸기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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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 예전엔 "추억창고" 지금은 "딸기명소"

입력
2003.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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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라면 청춘의 한때를 불살랐던 추억이 서린 곳, 논산훈련소. 어찌나 힘이 들었던지 '훈련소 쪽을 향해서는 오줌도 누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애환이 담겨 있는 곳이다. 이제는 그런 기억을 뒤로 하고 논산에 딸기 먹으러 간다. 젓갈시장에서 젓갈도 사고 물이 흐르지 않는 '미내다리'와 동양최대의 석불을 자랑하는 관촉사 은진미륵도 둘러 보자. 빡빡머리, 이별의 눈물과 안타까움, 거친 훈련소 풍경 등으로 채색됐던 논산이 새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딸기 체험관광

논산은 국내 최대의 딸기 재배지를 갖고 있다. 2,400여 농가가 전국 딸기 출하량의 15%를 생산한다. 비옥한 토양과 맑은 물, 풍부한 일조조건에서 재배돼 맛과 향, 당도면에서 우수하다. 올해 7회째인 논산의 딸기 축제는 12∼13일 열렸다. 이미 지나 버렸으니 '볼 일 다 봤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논산에서의 딸기 체험은 5월까지 계속된다.

온가족이 다함께 싱싱한 딸기가 달려있는 노지에서 딸기를 직접 따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손수 딴 딸기는 그 자리에서 맘껏 먹을 수 있다. 아무리 먹어도 1인당 5,000원. 논산시농업기술센터(041―733―0853) 우완중 소장은 "천적농법을 이용, 농약 없이 재배한 자연 그대로의 무공해 딸기여서 신선하다"고 자랑한다. 논산수출딸기협의회(041―734―6008)에 들러 선별된 딸기들을 한 바구니 사가지고 가면 식구 모두 대만족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사는 것 보다 훨씬 싸다.

값만 싼 것이 아니다. 논산수출딸기협의회 전일영 회장은 "노지에서직접 딸기를 따 먹는 과정은 도시에서 자라난 아이들에게 자연교육의 장이 된다"고 말한다.

'물이 흐르지 않는 다리'와 옥녀봉 등 볼거리

'논산에도 볼거리가 있나'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평야지대인 만큼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다. 그러나 가 보면 다르다.

채운면 삼거리 인근에서는 '물이 흐르지 않는 다리'인 미내다리를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세워진 3개의 아치형 돌다리로 옛날 호남에서 한양가는 길의 요로에 위치했던 삼남 제1의 대교였다. 그러나 일제시대 조방공사를 하면서 일본인들이 강줄기를 90도 트는 바람에 지금은 다리 밑으로 물이 흐르지 않는다.

인근 유명 사찰인 관촉사나 개태사의 위치는 특이하다. 절이라면 보통 산 속에 있거나 적어도 대로변에서 꽤 들어간 곳에 있을 법한데 차에서 내려 걸어갈라 치면 이미 도착해 있다. 도로변에서도 쉽게 보인다.

시청 부근 길목 관촉사에도 들러 보자. 국내 최대의 입상 석불을 자랑하는 은진미륵이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높이 18.21m, 둘레 9.9m로 주변의 꽃향기가 은은하게 석불을 감싼다.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고 기념으로 세웠다는 개태사 등 불교유적과 돈암서원 노성향교 등 유교 유적지가 많다.

강경읍에 가면 금강변에 자리한 옥녀봉에 올라가 봐야 한다. 산수가 아름다워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며 놀다 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달밝은 밤 금강에 비쳐진 옥녀봉의 자태는 청순한 선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 곳 또한 평야 지대인 논산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 옥녀봉이라고 소개받고 바라보면 모양이 둥글 납작해 봉우리 같이 보이지도 않는다. 겨우 해발 80m. 얼마 되지 않은 계단을 밟고 정상에 오르면 왜 봉우리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간다. 사방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경읍은 물론 평야 사이로 흐르는 금강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바라다 보인다. 논산시청(041)730―1349

/논산=글 사진 박원식기자

여행수첩

서울에서 부쩍 가까워졌다. 지난해 말 천안-논산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서울-논산 거리가 30㎞ 정도 단축된 덕분이다. 시간도 종전 2시간30분에서 2시간으로 줄었다. 예전에는 천안에서 일반도로를 타거나 대전에서 호남고속도로로 진입, 연무대 길로 돌아와야 했다.

강태공들이 몰려드는 탑정호 변의 청청식당(041―742―5508)에서는 진한 민물매운탕 국물 맛을 볼 수 있다. 민물게장과 김에 밥을 말고 게장 국물에 찍어 먹는 맛은 일품이다. 신 김치와 시골향 나는 두부, 호박잎과 된장, 호박 속에 찰밥을 넣고 찐 영양밥단호박찜 등도 특미들.

강경의 황산옥(041―745―4836)은 금강에서 잡히는 별미인 위어회와 황복탕, 화악리 이래진 오골계집(041―735―0707)은 오골계 요리로 각각 유명하다.

탑정호 변에 최근 들어선 레이크힐 호텔(041―742―8951)은 전망도 좋고 깔끔하다. 아침에 일어나 안개에 감싸인 저수지를 산책하면 상쾌하기 그지없다. 밤에 분위기 있게 차 한잔 할 수 있는 카페들이 주변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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