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을 잘 아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 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성격이 비슷해 잘 통할 것 같다."15일 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함께 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은 "내 아들도 소박하고 진솔한 농담을 좋아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에 와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시 대통령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는 충고도 해줬다.
노 대통령은 2시간여의 만찬에서 북한 핵 문제와 관련,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성실하게 임하면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원하지도 않지만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이 "한미 우호관계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이렇게 대화하고 식사하는 게 양국 국민에게 좋은 메시지가 돼 내일 주가가 오를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건네자 부시 전 대통령이 "오늘 올랐다"고 응수, 웃음이 터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언론의 긴장관계를 알고 있는 듯, "언론이 대통령을 어떻게 다루느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만 기사가 된다"고 답하자 부시 전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맞는 말로, 특히 미국에서 더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부시 전 대통령은 "내 경험으로 보면 기자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면 대통령 말이라도 다 쓰지 않는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미국의 기사와 한국의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은 다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낮 전경련 회장단, 경제5단체장 등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년의 관계가 있는 국가도 하지 않았는데 한국이 이라크 파병 결의를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한미간 통상확대를 위해 미국이 협조해 달라는 우리측 부탁에 부시 전 대통령도 잘 알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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