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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잘츠부르크, 통영 그리고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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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잘츠부르크, 통영 그리고 금강산

입력
2003.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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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는 알프스 산맥 끝 자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다. 인구가 20만 명도 채 안 되지만 세계 각처에서 몰려드는 연간 관광객은 이 보다 수십 배가 넘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인근의 2,000m 준령을 오르내리는 스키장, 온천장은 가히 하늘의 축복을 받았다 할 만하다. 또 몽트 제(Mond See) 등 산과 산 사이의 바다 같은 호수는 어떠한가. 150여 개의 오래된 교회와 성도 백미다. 그래서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가 되었을까?그러나 잘츠부르크의 '관광국보 1호'는 누가 뭐라 해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이다. 정확하게 말해서 모차르트를 상품으로 잘 활용하는 포장술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생가, 음악학교, 연주홀, 티셔츠, 볼펜, 둥근 모차르트 초콜릿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중 제일은 모차르트 주간(Mozart's woche)의 축제일 것이다. 유명 지휘자나 모차르트 음악 애호가들이 전세기를 타고 오고, 행사 일년 전에 음악 티켓과 호텔 예약이 매진된다.

한국에서도 이런 가능성을 경남 통영 음악제에서 볼 수 있게 돼 늦었으나 큰 다행이다. 얼마 전 폐막한 윤이상을 기념하는 통영 국제음악회에는 장영주, 주빈 메타, 빈필 등과 함께 1만6,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고, 2,000석 규모의 콘서트 홀을 짓는 또 하나의 꿈도 갖게 됐다고 하니 여간 희망적이고 흐믓한 일이 아니다.

윤이상의 탄생을 기념하는 음악제가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도 개최되는 점을 고려할 때 만시지탄의 감이 들었으나 이런 문화자원의 발굴, 활용, 장식을 통해 통영 관광은 새로운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이런 시각에서 천혜의 명산인 금강산도 위대한 우리의 자원이라고 본다. 중국 시인 소동파도 "고려국에 태어나 금강산을 봤으면"하고 읊었지 않았는가. 1926년에는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가 "하나님이 천지창조에 쏟은 엿새 중 마지막 하루는 오직 금강산을 만드는 데 보냈을 것"이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을 정도다. 하지만 감동과 감탄뿐. 과연 이를 세계에 알리고 활용하는 데 남북이 얼마나 힘을 모았는가?

알프스의 융프라우가 4,000m를 오르면서 관광할 수 있는 수십㎞의 궤도열차와 숙박시설, 접근로 등의 시설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날 그 신비함과 이름이 널리 회자되고, 황금 알을 낳는 소득원이 될 수 있었을까? 금강산이 보유한 신비한 젖줄과 같은 힘을 장차 한반도의 관광 기반이 되도록 개발한다면, 윤이상 통영 국제음악제처럼 동북아 관광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시작이 되리라 기대한다.

조 홍 규 한국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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