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발언]盧대통령님, 건축사를 아십니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발언]盧대통령님, 건축사를 아십니까

입력
2003.04.16 00:00
0 0

노무현 대통령께.혹시 '사(士)'자가 붙은 직업 중에 건축사도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국가 발전에 사법고시를 통해 등용된 법조인들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건축계에는 건축사라는 면허가 있습니다.

건축을 작곡하고 지휘하는, 즉 건축설계나 감리를 하는 국가면허를 받은 건축가가 건축사입니다.

건축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건축가라는 말만으로도 존경어린 눈으로 쳐다봅니다. 핀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는 핀란드 지폐에 얼굴과 작품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간사를 다루는 전문가를 선발하는 사법고시는 특별한 경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대학 재학중에도 합격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건축사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실무 경력(현재는 5년)이 있어야 응시자격이 주어집니다. 아마 인간과 자연, 기술과 예술, 도시와 환경을 다루어야 하고 역사와 전통을 이어 삶의 그릇을 설계해야 하는 남다른 소양과 품격, 지성과 기술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건축사라고 다 같은 능력과 성향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른 분야보다 기획능력과 분석종합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문화와 예술을 알고 창의적 디자인 의지와 실험적 도전 정신이 강한 부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의 건축사는 약 1만명입니다. 매우 우수한 인재 집단입니다. 도시 건축문화 시대에 건설 환경 문화분야에 건축사들을 한번 활용해 보십시오.

다음 내각에서는 건축계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건축사 집단에서 장관을 발탁해 보십시오. 건설교통부나 문화관광부가 좋겠지요.

국회에서는 직능대표로 건축사 국회의원도 만들어 보십시오. 1년에 6,000명 이상 건축과 학생들이 배출되고 있고 매년 수백명의 건축사가 선발되고 있는 지금 건축사 중에서 장관도 나오고 국회의원도 나올 수 있다면 우리 건축계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건축문화가 달라질 것입니다.

변호사나 간호사가 할 수 있고, 소설가나 영화감독이 할 수 있다면 건축사도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건축의 문화시대를 위해 종합산업이고 종합예술이기도 한 건축의 비상을 위해 새로운 파격인사를 기대해 봅니다.

최 영 집 (주)종합건축사사무소 탑 대표·한양대 겸임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