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일(羅鍾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의 다망(多忙)한 외교 행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간 러시아와 중국을 다녀 온데 이어 이 달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라 보좌관이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 등에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정반대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으로 외교안보팀의 좌장 및 조정 책임을 맡은 그가 직접 현장 외교에 의욕을 보이는 바람에 중복과 혼선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 보좌관과 윤영관(尹永寬)외교부 장관, 반기문(潘基文) 외교보좌관 등 외교 라인 내에서 이뤄져야 할 역할 분담에 적잖은 문제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최근 일부 참모들에게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고민스러워 하더라"고 귀띔했다.
라 보좌관의 방미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당초엔 반 외교보좌관과 김희상(金熙相) 국방보좌관이 함께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정지작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다 라 보좌관의 워싱턴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 김 보좌관의 방미는 취소됐고 13일 이미 출국한 반 보좌관도 뉴욕에만 들르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중국 러시아 순방에 대해서는 라 보좌관이 "참모는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며 입을 닫고 있어 구체적인 성과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윤 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10∼12일)을 불과 수일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말들이 나온다. 청와대와 외교부에서는 "라 보좌관에게 특별한 임무는 부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