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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美, 모술서 시위대에 총격 110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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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美, 모술서 시위대에 총격 110명 사상

입력
2003.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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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이 난무하는 바그다드에서 시민 스스로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14일 시민들은 곳곳에서 자경단을 조직, 자구에 나섰고 경찰들도 순찰을 개시했다. 특히 시내 이슬람 사원들은 시민들에게 약탈과 방화를 중지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기자가 머물던 팔레스타인 호텔의 직원들은 2,000여명의 경찰들이 복귀 신고를 마쳤고, 미군 험비 차량의 호위를 받는 5대의 경찰차가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4만 명의 경찰이 맡던 바그다드 치안이 회복될 날도 멀지 않았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병원 등 공공시설을 지키기 위한 자경대의 활동도 부쩍 눈에 띄었다.

특히 알도우라 지역 모스크의 사제 세이크 알리 자부리는 확성기로 "방화·약탈에 참여하지 말라"고 신도들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외신 기자들은 구시가지 사담 시티에서 종교지도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했으며, 일부 노점상들은 좌판을 열었다.

하지만 바그다드가 평온을 찾은 것은 결코 아니다. 파르두스 광장 등 시내 전역은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차량들이 반대차선으로 달리고 있으며, 수도관이 터진 도로 곳곳에는 물이 흘러 넘쳤다. 알 사우라 지역에서는 훔친 물건을 사고 파는 '도둑 시장'이 열릴 정도로 약탈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AK 소총을 장난감처럼 들고 다니는 청년들로 인해 도심은 살벌하기만 했다. 전쟁 통에 바그다드는 처참하리만치 망가져 있었다.

특히 시내 아동중앙병원의 모습은 전쟁의 내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응급실 병상에 누워있는 상처 투성이 환자의 몸에는 파리 떼가 들끓었다. 병원 정원은 100여 구의 시신이 가매장된 공동묘지로 변했다. 무덤마다 사망자의 이름과 사망일을 적은 종이가 담긴 콜라병이나 생수병이 꽂혀 있었다.

극도의 혼란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바그다드 시내와는 달리 외곽에서는 차츰 안정의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바그다드로 향하는 주요 고속도로에는 지방에 피난 갔던 이라크인들의 귀경 행렬이 부쩍 늘었다.

한편 15일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미군이 반미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치는 등 반미여론 확산에 따른 인명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날 사건은 친미성향의 마샨 알―주부리 모술 신임 시장이 사담 후세인 이후에 대한 연설을 하던 중 군중이 신임 시장의 적법성에 강하게 항의하면서 발생했다.

김용식 특파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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