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연극은 요란한 광고를 하지 않아도 관객을 끈다. 지난해 8월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개막된 극단 떼아시네의 'TV동화 행복한 세상'이 좋은 예이다. 어려웠던 시절의 따뜻한 이야기를 다룬 같은 이름의 5분짜리 TV 애니메이션을 연극화한 이 작품은 입 소문이 번지면서 매회 만석을 기록한 후 중극장 용으로 '성장해' 15일부터 5월18일까지 문화일보홀 무대에 오른다.어린이 연극이지만 극단측은 "대학생과 장년층에 더욱 인기가 있다"고 말한다. 유인촌씨가 이끄는 유시어터가 2001년 초연해 현재까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비슷한 관객층에 호소력을 갖는 것을 보면 이런 연극은 어린이를 위한 게 아니라 어른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따뜻한 마음 때문일까. 화려한 무대나 스타 배우는 없지만 'TV동화…'은 짤막한 옴니버스 극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 준다. 대를 이을 아들 대신 딸만 줄줄이 나오는 '딸 부잣집 이야기', 운동회에서 '엄마신 신고 달리기'를 해야 하는데 아빠 구두를 신고 달려야만 했던 '엄마의 신발' 등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4개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관객의 연령에 따라 1, 2개의 다른 에피소드가 첨가된다. 임형택씨의 연출도 어렵지 않아 편안한 관람을 돕고 있다. (02)741―9723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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