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축구 국가대표 A매치는 늘 '숙명의 대결'이라는 수식어를 꼬리표 처럼 달고 다닌다. 해방이후 한·일 대표팀이 처음으로 격돌한 1954년 스위스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인이 우리나라 땅에 다시 발을 디디게 할 수 없다며 예선포기를 지시한 바 있다. "일본에 지면 현해탄에 몸을 던지겠다"는 각서를 쓰고 일본에 간 대표팀은 2차례 어웨이 경기에서 1승1무(5―1, 2―2)를 기록, 스위스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이 대결을 포함, 이후 한국은 일본과의 64차례 대결에서 37승17무10패로 우위를 지키고 있다. 역대 한일전중 첫 손가락에 뽑히는 명승부는 1997년9월28일의 도쿄대첩. 당시 한국은 일본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38분 서정원의 동점골과 후반41분 이민성의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프랑스월드컵 본선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8강전도 명승부로 꼽힌다. 한국은 한골씩 주고받는 접전끝에 2―2로 맞서다 종료직전 황선홍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95년∼98년3월 상대전적에서 1승2무3패로 열세에 놓인 적이 있었지만 이후 방콕아시안게임과 친선경기에서 내리 3연승, 다시 우위를 확보했다. 16일 한일전은 2000년12월20일 도쿄에서 열린 친선경기(1―1) 이후 2년여만에 열리는 라이벌전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범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