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감으로써 군정(軍政)이 사실상 활동을 시작했다.군정은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군정 사령관은 이라크전을 총지휘해 온 토미 프랭크스(57) 미 중부사령관이 맡고, 행정청장 격인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은 제이 가너(64) 예비역 미 육군 중장이 맡고 있다.
가너를 비롯한 200여 명의 군정팀은 쿠웨이트와 이라크 남부 도시 등에서 대기해 왔으나 조만간 바그다드에 도착해 본격 활동을 개시한다.
군정은 이라크를 세 지역으로 분할 통치한다. 중부는 바버라 보다인(여) 전 예멘 주재 대사, 남부는 버크 월터스 예비역 장성, 북부는 브루스 무어 예비역 장성이 맡게 돼 있다.
군정이 할 일은 치안 유지 인도적 지원 및 복구 이라크 신 정부 수립 지원 석유 관리 등 크게 네 가지다. 군정은 당장 약탈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이라크의 치안을 회복해야 한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경찰을 재활용하는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 등을 끌어들여 다국적군을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가너 처장은 주로 인도적 지원 물자 배급과 전기, 수도 등 사회간접자본 복구 업무를 맡게 된다. 복구 비용 마련과 미국의 석유 이권 확보 등을 위해 석유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라크 새 정부 수립과 관련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최근 정상회담에서 군정―이라크 과도 정부―제헌의회―민주 정부 수립 등 2년간의 이라크 재건 일정에 합의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군정 앞에는 이처럼 많은 숙제가 놓여 있지만 이라크 반체제 세력 간에 갈등이 심해 새 정부 출범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가너 처장은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 북부지역 지휘관으로 쿠르드족 지원을 맡았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가깝고 이라크 반체제 인사들과 친분이 있다는 점이 발탁 배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제조업체인 SY콜먼사의 회장을 맡아온데다 친(親)이스라엘 성향이어서 이라크 군정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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