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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기자들 약탈 표적으로 취재장비·현금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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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기자들 약탈 표적으로 취재장비·현금 노려

입력
200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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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기자들이 바그다드의 약탈 대상으로 떠올랐다. 약탈이 며칠 간 계속되면서 대상이 점차 줄어들자 취재비를 현금으로 가져온 '돈 많은' 기자들이 목표가 된 것이다. 12일 시내 취재에 나선 프랑스 취재팀이 무장강도들에게 현금 2만5,000달러와 카메라 3대를 빼앗긴 데 이어 13일 오전에는 괴한들이 시내 만수르 주거지역에 나갔던 말레이시아 취재팀이 탄 차량 2대를 위협하고 현지인 안내원과 운전사 2명의 가슴에 총을 쐈다. 생사는 불명이다.오전 10시께 사색이 돼 호텔로 돌아온 말레이시아 기자는 사정을 묻는 기자를 끌어 안고 한참 흐느끼다 목을 베이는 시늉을 하며 "절대 나가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여기저기서 흉흉한 소식이 들리자 시내 취재를 나선 기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현지에서는 치안 부재 상태에서 미군에 대한 반감이 서서히 기자들을 포함한 외부인 전체로 확산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외신 기자들이 묶고 있는 팔레스타인 호텔 앞은 기자들에게 전화 한 통화를 애원하는 이라크인들로 초만원이다. 모든 통신 수단이 끊긴 바그다드 시민들에게 기자들의 위성전화는 친척에게 안부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재와 기사·사진 전송의 생명줄인 전화를 선뜻 빌려줄 수 있는 기자는 거의 없다. 한 사람에게 빌려주면 잇달아 달려들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 외면당하고 돌아서는 그들의 눈빛은 절망과 분노가 가득하다.

/바그다드=김용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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