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한 지 33년인데 정작 노래한 기간은 3년도 안 돼요. 앞으로 활동해 봐야 10년 아니겠습니까? 인생의 마침표는 '노래'로 찍으려고 합니다."서유석(58)씨가 가수로 돌아온다. 요즘 5월 11, 17일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과 홍제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각각 여는 디너쇼 '서유석의 가는 세월' 준비에 여념이 없다. 가수 데뷔 33년 만의 첫 단독 공연이니 감회가 특별하다. 지난달 15일에는 1997년부터 진행해 온 교통방송의 'TBS 대행진'도 그만뒀다. 그는 77년부터 95년까지 MBC 라디오 교통 프로그램 '푸른 신호등' 진행자로, 이어 97년 교통방송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달까지 모두 24년 간 교통방송 진행자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에는 교통 및 재난관리분야 안전관리 유공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목련장까지 받았다. 이런 정해진 자리를 선뜻 던졌지만 미련은 없다.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낍니다. 하는 동안 몰랐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요.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시 노래할 생각을 하니 즐겁습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시절 두 번이나 낙제한 후 누나의 바이올린을 슬쩍 해 기타와 바꿔 시작한 노래다. 70년 패티김, 양미란과 함께 낸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시작해 '가는세월' '타박네' 등의 히트곡을 불렀던 그는 90년 '홀로아리랑'이 실린 11집을 발표한 이후 노래를 접은 듯했다. "실은 늘 어디선가 노래하고 있었어요. TV에 나와서 노래하지 않으니 그냥 라디오 진행자로 만족한 줄 알았나 보죠?"
통기타 가수의 디너쇼는 약간 이상하게도 느껴진다. "내 노래를 들을 만한 사람은 주로 40대 이상인데 객석에 앉아 손뼉 치며 즐기기에는 너무 수줍지 않을까요? 이왕이면 편하게 들으라고 디너쇼로 준비했습니다."
조만간 새 음반도 낼 계획이다. "새 앨범의 주제는 한 10년 전에 잡았죠. 그런데 시간이 있어야지요. 교통방송 하느라 매일 별 보고 나가 별 보고 들어 왔으니…. 창작곡 10곡 정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 성숙해진 목소리를 팬들에게 들려줘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예전처럼 턱받이 댄 하모니카에 기타를 연주하며 소극장 무대에 서고 싶은 소망을 숨기지 않는다. "왜 없는 돈 쪼개서 맥주 마시며 함께 듣던 그 노래를 그 때 그 또래들과 다시 부르고 싶지 않겠습니까?" 올 한 해 지방 순회 공연도 하고 싶고 해외 교포를 위한 콘서트도 열고 싶고 할 일이 너무도 많다.
그는 지금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다. 1년 전 교육문제 때문에 아내와 두 아들(고1, 중1)이 말레이시아로 떠났기 때문이다. "이제 방송 그만 뒀으니 자주 보러 가겠다"는 그에게서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난다. 그래도 다행이다. 다시 노래하기로 한 결심이 아내의 빈자리를 채워 그의 건강을 챙겨 주고 있다. "매일 헬스센터 가서 러닝머신으로 한 3㎞씩 뜁니다. 계속 공연하고 또 좋은 가수로 마무리하려면 건강 관리가 제일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공연문의 (02)540―4960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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