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미국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14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는 향후 3년 동안 연간 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24조원의 막대한 돈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전쟁 초기에 이미 체니 미국 부통령이 몸 담았던 핼리버튼의 자회사에 유정(油井) 복구 사업을 발주한 것을 비롯해, 이미 8건(금액 기준 17억 달러)의 사회간접자본 복구 사업을 미국 기업에 맡기기로 했다. 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가 전후 복구사업을 주도, 미국 기업들이 주(主) 계약자가 되고 외국 기업들은 하청 업자로 전락할 신세다.이라크 전후 재건 사업 중 기업 참여가 유력시되는 분야는 기초적인 사회간접자본(인프라스트럭처), 교통, 통신, 전기, 식량 등 5가지다. 기초적인 사회간접자본 복구분야는 항만과 공항, 전기, 교통, 건강과 보건, 교육 및 정부 시설 등으로 약 6억 달러가 소요될 전망. USAID는 이를 위해 세계 굴지의 엔지니어링 회사들에 입찰을 의뢰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미국 업체들로 벡텔, 파슨즈, 플루어, 루이스버거 그룹 등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쿠웨이트 교량 건설에 참여했던 미국의 파슨즈 브링커호프가 의욕을 보이고 있다. 스티브도링 서비시즈 오브 어메리카는 2주 전에 USAID와 이라크 남부 움 카스르항의 복구를 위한 480만 달러 어치의 계약을 맺었다.
통신 업체들도 낙후한 이라크의 통신 시스템 복구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전쟁 이전 이라크의 전화 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3대가 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통신 시스템의 복구는 유선망보다는 무선망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 전역에 무선 통신망을 까는 데에는 약 2억 달러의 돈이 필요하다. 통신업체 중에는 미국의 모토로라가 유력하다. 모토로라 대변인은 "우리 회사는 몇 주전부터 미 국방부 및 USAID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식량 분야에서는 미국의 카길과 아처 데니얼스 미드랜드가 거대한 식량 시장(이라크)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 굴지의 식량 수출국이자 이라크전에 전투병력을 파견한 호주가 미국측이 전후 이라크의 식량 공급을 독점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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