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환자로 추정됐던 재중동포 임모(27·여)씨에 대해 국립보건원이 "사스환자로 판정할 수 없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국립보건원은 그러나 "사스위험지역인 베이징 체류경력과 호흡기 증상 등은 임씨를 사스환자로 의심할 수 있다"며 "이번 주말까지 환자가족 등 밀접한 접촉자에 대해 격리조치하고 동승했던 탑승객에 대한 추적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국립보건원 사스 전문가자문위원장인 박승철 교수(고대 안암병원 감염내과)는 14일 기자회견에서 "폐에 대한 방사선 촬영과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폐렴소견이 없어 임씨를 사스환자로 판정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격리치료기간 동안 폐렴증세가 나타날 경우 사스환자로 판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즉 "아직은 사스환자가 아니지만 앞으로 사스환자가 될 수도 있다"는 유보적 결론인 셈이다.
사스 아니나 의심은 든다
사스환자로 판정하기 위해서는 사스위험지역 여행여부 38도이상 발열과 마른호흡, 기침 등 호흡기증상 폐렴소견 또는 호흡곤란증후군 등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3단계 과정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한다. 임씨의 경우 사스위험지역으로 분류됐던 중국 베이징에서 2월11일 이후 두 달간 머물렀고 10일 입국 당시 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폐렴소견 여부에서 전날 전문가들간 의견이 엇갈렸던 것과 달리 이날 오전 CT촬영에서는 폐 아래쪽 염증반응 등 폐렴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때문에 자문위원들은 사스환자로 판정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2단계까지 전형적인 사스증상이기 때문에 임씨가 추후 사스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의 원인은
중국, 홍콩의 사스환자 사례로 볼 때 사스환자의 90%가 단순감기 상태에서 회복된다. 특히 임씨가 보인 발열과 호흡기 증상은 두 차례의 인플루엔자(독감) 진단키트 조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 '독감은 아니다'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임씨가 보인 증상에 대한 판단은 혈액과 분비물 등에 대한 바이러스 분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자문위원들이 폐렴증상을 보이지 않은 임씨에 대해 명확히 "사스환자가 아니다"는 결정 대신 '현재까지는 아니다'는 신중한 자세를 취한 것도 사스감염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바이러스 분리결과가 나오는 4∼5일 뒤에나 최종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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