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용(사진) 산업은행 총재는 14일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언질이 있으니까 그만 두는 것"이라며 정부측의 사임 압력을 솔직히 시인했다. 정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 총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임 배경 등을 밝히면서 "나 또한 낙하산 출신인 만큼 하루빨리 그 멍에를 벗고 싶었다"며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대과 없이 마무리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사임 배경은.
"물론 언질이 있으니까 그만 두는 것이다. 모 인사처럼 혼선이 있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느냐? 개인적으로도 총재 취임 때부터 언제든지 물러날 각오가 돼 있었다. 이제 공직생활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돼 홀가분하다."
―결정은 언제 내렸나.
"(김진표) 부총리가 서울에 있을 때인 1주일 전 같이 의논해 결정했다. 공직생활을 대과 없이 치러낸 내가 거꾸로 철밥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산업은행 총재의 평균 재임기간이 1년 7개월인데 나는 25개월을 했으니 행복할 뿐이다."
―재임 기간 중 어려웠던 점은.
"대우차 매각 때와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사건 처리문제로 어려웠다. 또한 최근 특검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을 때도 괴로웠다. 음해세력이 가만히 있는 나를 쥐고 흔들 때도 무척 힘들었다."
―소감과 향후 계획은.
"최근 은행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물러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 산업은행의 자율경영을 위한 토대는 쌓아 놓은 만큼 후임자가 완성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서울 양재역 근처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할 생각이지만 당분간 쉬고 싶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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