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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걱정스런 외자 경영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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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걱정스런 외자 경영참여

입력
2003.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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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지주회사격인 SK㈜의 주식 12.39%를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된 유럽계투자회사 크레스트 시큐리티스가 경영참여 등 대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밝혀 크게 주목되고 있다. SK측은 크레스트의 목적이 장기투자라고말하고 있지만, 크레스트 측의 주식매입 과정 등으로 보아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이나 주식을 대주주에게 비싸게 되파는 그린 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자본이 주식매입을 통해 국내 재벌사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그룹 경영권과도 직접 관련이 있어이번 경우는 재계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재계는 SK가 크레스트측 보다 SK㈜ 주식을 3배 가까이 가지고 있으면서도실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10.8%에 불과한 것은 출자총액 제한등 잘못된 재벌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량기업이 헐값에 외국자본에 넘어가는 국부유출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정부가 귀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선단식 경영 등 전 근대적인 지배구조와 방만한 경영이 외국 자본의 공격을 자초한 측면이 더 강하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 투명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내려지면 그 기업은 신뢰성을 의심 받아 흔들리게마련이다. 외국자본이 노리는 기업은 바로 그런 기업이다. 시장에서 공정하다는 말은 곧 냉정하다는 뜻이다. 크레스트가 동원한 1,700억원에 의해자산규모 47조원의 재계 서열 3위인 SK가 곤경에 빠진 것은 그런 맥락과닿아있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재벌 정책에 허점이나 무리한 점, 미처 예상치못했던 부작용은 없는지 재차 점검해야 한다. 그러한 점이 발견되면 과감하고 신속하게 개선해야 한다. 그것은 결코 개혁의 후퇴가 아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우선 경영자가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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