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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공기총 살해사건"전모 드러나 / "사위불륜의심 장모가 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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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공기총 살해사건"전모 드러나 / "사위불륜의심 장모가 사주"

입력
2003.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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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하모(당시 22세)씨 공기총 살해 사건은 법조인 사위와의 불륜을 의심한 윤모(58ㆍ여ㆍ구속)씨의 청부범행으로 드러났다. 경기 광주경찰서는11일 중국에서 강제송환한 윤씨의 조카 윤모(41)씨와 김모(40)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 받고 이들을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또 하씨를 납치ㆍ감금한 혐의로 복역중인 윤씨에 대해 살인교사혐의를 추가키로 했다. 경찰은 “김씨가 2001년 10월말 조카 윤씨가 하씨의아버지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여의치 않아 실패했다”고 진술함에따라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 범행모의

중견식품업체 회장 부인인 윤씨가 사위(30ㆍ판사)와 이종사촌인 하씨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11월. 소문을 듣고 막연한 의심을 하던윤씨는 2001년 3월 사위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젊은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누구냐고 물었다가 사위가 하씨라고 둘러대자 불륜을 확신했다.

이때부터 윤씨는 조카 윤씨와 현직 경찰관, 심부름센터 직원 등을 고용,수 차례 불륜현장을 잡으려고 했으나 실패하자 “차라리 죽여버리는 것이낫겠다”며 2001년 9월 조카 윤씨를 통해 고교동창인 김씨에게 1억7,500만원을 주기로 하고 하씨의 살해를 지시했다. 윤씨로부터 5,000만원을 우선건네 받은 김씨는 처음에는 하씨를 약물로 살해키로 하고 실험용 쥐로 약물실험까지 했으나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결국 공기총을 사용하기로결심하고 구속된 최모(40)씨의 명의로 공기총과 실탄 100발을 구입했다.

◈ 납치ㆍ살인

조카 윤씨와 김씨 등 5명은 새벽에 수영장에 다니는 하씨를 납치하려고 지난해 3월3일과 5일 집 주변에서 기회를 엿보았으나 하씨가 나오지 않아 실패했다. 이들은 다시 3월6일 오전 5시37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하씨의아파트 앞에서 그레이스 승합차로 대기하다가 수영장을 가기 위해 나온 하씨를 납치, 미리 준비한 노끈과 테이프로 손과 발을 묶고 얼굴을 쌀포대를덮어 씌운 뒤 경기 하남시 검단산으로 끌고 갔다. 김씨는 이어 공기총으로하씨의 머리에 총알 6발을 발사, 살해한 뒤 쌀포대에 다시 넣어 등산로에버렸고, 윤씨는 이 사실을 오전9시께 집 근처 공중전화를 이용, “성공했다”고 고모 윤씨에게 보고했다.

◈ 도피행각

윤씨는 하씨의 시신이 사건 발생 10일만인 16일 등산객에게 발견되자 해외도피를 지시, 조카 윤씨는 3월 20일 베트남으로, 김씨는 4월5일 홍콩으로도피했다. 이들은 경찰이 베트남현지에 수사관을 파견하자 5월초 위조여권으로 중국으로 밀입국한 뒤 눈과 코를 성형수술하기도 했다.

이들은 윤씨로부터 수시로 도피 자금을 지원 받아 한동안 풍족한 생활을해왔으나 윤씨가 구속된 지난 해 8월 이후에는 자금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길거리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는 등 힘겨운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씨는 경찰에서 “윤씨로부터 돈을 받은 뒤 범행을머뭇거리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중국 도피당시 윤씨가‘북한으로 가라’고 말하는 등 나를 없애려 했다”고 진술했다.

한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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