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逆)386'이라는 말 들어보셨어요?"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주 받는 물음이다. '역386'은 여의도 정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 '1930년대에 나서 80년대에 정계에 입문했거나 왕성한 정치생활을 한 60대 정치인'이라는 의미다. 60년대에 출생한 30대 나이에 80년대 대학 학번을 가리키는 '386 세대'와 역으로 비교되는 개념이다. '역386'을 자주 거론하는 이들은 내년 17대 총선을 노리고 있는 386 출신 정치인. "내년 총선의 최대 화두는 세대교체가 될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다선·고령 의원들이 이 말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여야 의원 270명중 60세 이상은 136명으로, 이들 중 '역386'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의원은 줄잡아 30여명이다. 한나라당은 영남, 민주당은 호남에 집중돼 있어 '지역구도 정치'의 산물이라는 평도 가능하다.
한나라당에선 양정규 김기배 김진재 유흥수 신경식 정창화 김종하 나오연 의원 등 20여명이다. 상당수가 민정계인 이들은 대부분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으로 변신했고, 몇몇 의원은 '함덕회'라는 친목모임을 갖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만섭 김상현 한화갑 이윤수 박상천 김옥두 의원 등 10여명, 자민련에선 김종호 조부영 안동선 의원 등이 '역386'에 해당된다.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세대교체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탓인지 다선·고령 의원 5∼10명은 내년 총선전 정계은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당수 '역386'의원들은 "나이는 물리적 개념에 불과하며 국회에는 다선의 관록 있는 정치인도 필요하다"면서 꿋꿋이 버틸 태세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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