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안팎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은 주주와 시민단체를 의식,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고, 채권단은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나 청산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휴대폰 납품업체들은 최근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우려로 공급을 중단했다.채권단 고위관계자는 11일 SK글로벌이 15일까지 제출키로 한 2차 자구안에서 그룹 주력계열사의 지원을 포함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또는 청산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SK글로벌이 살아날 수 있도록 과감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스스로 살아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 경우 부득이 법정관리나 파산 등 극단적인 처방을 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SK글로벌측이 마련하고 있는 2차 자구안에 SK(주)와 SK텔레콤이 SK글로벌에 신규 출자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 그룹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또 SK(주)가 SK글로벌 직영 주유소를 시가에 매입하고 SK텔레콤은 SK글로벌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자사주 형태로 사들이는 한편 두루넷 전용회선망도 적정가에 매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모토로라 등 4개 업체는 SK글로벌과 채권단에 대금결제 보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7일부터 SK글로벌에 SK텔레콤용 휴대폰단말기 공급을 일제히 중단했다. 이들 4개 업체는 공문에서 "6월18일 채권단의 최종회의 결과에 따라 어음 결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앞으로 결제분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대금 결제용 어음의 만기를 6월 18일 이전으로 앞당기거나 채권단이 연대보증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SK글로벌 관계자는 "채권단과 회사가 자구계획에 대해 계속 협의 중이고 청산 등 심각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다른 계열사들이 주주와 시민단체의 눈이 있어 지원에 난색을 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룹 모회사에 대해 너무 박정한 것 아니냐"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휴대폰 납품 중단에 대해서는 "채권단 및 단말기 업체와 협의,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보통 대리점들이 갖고 있는 휴대폰 재고가 1개월분 이상 되고 최근 경기 침체로 수요도 떨어진 상태여서 당분간 공급 부족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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