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승엽(26)이 5경기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하고 용병 틸슨 브리또(31)가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린 삼성이 장단 13안타를 폭발, 한화를 7―1로 꺾고 쾌조의 6연승을 달렸다. 삼성의 6연승은 1986년과 99년 롯데가 세웠던 개막전 이후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비 때문에 경기가 순연된 기아를 제치고 올해 첫 단독선두에 올랐다.5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연타석 아치를 쏘아올린 후 한동안 방망이가 침묵을 지켰던 이승엽은 11일 대구에서 열린 2003시즌 프로야구 한화와의 시즌 1차전에서 1회말 첫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2―1로 몰린 상황에서 이승엽은 상대선발 조규수의 한가운데로 쏠리는 140㎞짜리 5구째 직구를 통타, 비거리 135m 중월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최근 4경기에서 17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8리로 부진했던 이승엽은 이로써 홈런 3개로 팀 동료 마해영, 현대 전근표 등과 함께 홈런 공동선두에 올랐다. 방망이가 안 터져 9일에는 미용실을 찾아가 '군인머리'로 이발을 하고 발등을 덮을 정도로 길었던 바짓단도 짧게 잘라 걷어올리는 등 마음을 다잡은 이승엽은 이날 홈런 한방으로 아시아 홈런 기록(55개) 경신에 재시동을 걸었다.
브리또도 이날의 히어로로 손색이 없었다. 브리또는 6회 2사에서 바뀐 투수 지승민을 두들겨 승부에 쐐기를 박는 125m짜리 좌월 1점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은 이승엽, 브리또의 홈런포와 나란히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른 마해영, 양준혁 등 팀 중심타선의 활화산 같은 타격에 힘입어 한화에 낙승을 거뒀다. 삼성 선발 김진웅(23)은 6이닝동안 22타자를 맞아 3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18경기에 출전, 팔꿈치 부상 속에서 1승4패(방어율 6.97)의 부진을 보이며 유일하게 연봉을 삭감(1억원→9,000만원) 당하는 불운을 겪은 김진웅은 이날 작심한 듯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마음껏 뿌리며 한화타선을 농락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4㎞에 머물렀지만 볼끝이 묵직하게 홈플레이트를 파고들어 삼진도 7개나 낚았다. 한편 삼성 김한수는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쳐 24경기째 이어오던 연속안타 행진을 멈췄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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