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 광주군 삼육재활관에서 34년 전 잃었던 아들을 상봉(본보 11일자 A12면)한 박춘자(60)씨는 아들의 종아리 흉터를 보고서야 눈물을 터뜨렸다. 그러나 한국복지재단의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미아찾기 사업이 아니었다면 이날 상봉은 이뤄질 수 없었다.유전자정보를 이용한 미아찾기는 각종 홍보매체나 경찰 공조 등으로 미아찾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복지재단이 역점을 두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에서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는 이 사업에 가족을 찾아달라며 유전자 정보를 접수시킨 미아의 부모와 미아는 모두 850명이며 이를 통해 가족을 상봉한 경우는 박씨를 포함, 모두 4건이다.
복지재단 박은숙 팀장은 "가족과 헤어진 지 오래돼 양측이 기억하고 있는 단서가 부족하거나 기록이 누락된 경우 가족임을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유전자 정보는 이런 가족들을 이어주는 소중한 통로가 된다"고 말했다.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미아찾기를 신청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재단이 마련하고 있는 일정한 양식의 신청서와 함께 모근을 포함한 머리카락이나 체모 20개를 제출하면 된다. 부모나 미아 양측에서 제출받은 머리카락 등은 대검찰청 유전자 감식실로 넘겨져 DNA 검사가 진행되고 확인된 유전자정보는 (주)바이오그랜드라는 벤처기업이 보관·분석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축적된 유전자정보와 대조·검색이 끝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8주. 그러나 찾고자 하는 부모나 미아의 정보가 축적돼 있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체모 등을 넘겼다고 바로 가족을 찾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미아찾기에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사업의 취지에 따라 잃어버린 지 오래된 미아에 한한다. 시설의 경우 18세 이상의 미아나 퇴소하는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접수받고 이산가족 등을 찾아달라는 부모들의 요청도 제한하고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